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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지를 제거하면 안 되는 진짜 이유

2025년 11월 22일 LitePress 편집부

많은 사람들이 귀지를 ‘더러운 찌꺼기’로 오해해 면봉으로 습관적으로 청소합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귀지는 단순한 노폐물이 아니라 귀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능성 분비물이며, 잘못된 귀지 제거는 오히려 염증과 귀 막힘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최신 의학 자료를 바탕으로 귀지를 왜 함부로 제거하면 안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귀지는 외이도의 정교한 ‘자연 방어막’

귀지는 외이도(귀 구멍 안쪽) 피부의 땀샘·피지샘이 섞여 만들어지는 물질로 다음과 같은 보호 기능을 갖습니다.

항균 및 항곰팡이 효과
귀지는 pH가 산성이라 세균·곰팡이 증식을 억제합니다.

이물질 침입 차단
먼지·물·벌레가 고막 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막습니다.

피부 보습 및 상처 예방
외이도 피부는 매우 얇아 쉽게 상처가 나는데, 귀지가 이 피부를 코팅해 마찰과 건조로부터 보호합니다.

자동 배출 시스템
귀지는 외이도 피부의 미세한 ‘상피 이동(epithelial migration)’을 따라 턱을 움직일 때 바깥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하며 자연 배출됩니다.
→ 즉, 대부분의 귀지는 건드리지 않아도 알아서 나오는 구조입니다.

■ 면봉 사용이 위험한 이유 — 의학적 근거

일상적으로 면봉을 사용하는 습관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 귀지가 더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 뭉침(이구증) 유발
● 외이도 피부 미세 손상 → 염증·습진 발생
● 반복 자극으로 만성 가려움증 악화
● 고막 근처까지 닿으면 외상성 고막 천공 위험

실제로 미국 응급의학학회 자료에 따르면, 귀 손상 환자의 상당수가 면봉 사용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진이 가장 자주 보는 귀 질환 원인 중 하나입니다.

■ ‘귀지가 많아 보여도’ 대부분은 정상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귀지를 ‘과다 분비’라고 생각하지만, 귀지량은 개인의 체질(건성/습성)·유전·피부 환경에 따라 다릅니다.

건성 귀지는 쌀겨처럼 보일 수 있고, 습성 귀지는 진득하게 보입니다. 이는 모두 정상이며 형태만으로 문제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 언제 병원을 방문해야 할까?

다음 증상이 있다면 귀지가 자연 배출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 한쪽 귀가 막힌 느낌, 먹먹함
● 청력 저하
● 반복적 가려움
● 귀 냄새·분비물
● 면봉 사용 후 더 막힌 느낌
● 물놀이·샤워 후 갑자기 한쪽이 안 들리는 느낌

이런 경우에는 집에서 면봉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병원에서 현미경·흡입기·전기세척기 등으로 안전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 잘못 알려진 귀지 제거 상식

● “샤워 후 물이 들어가면 귀지를 꼭 긁어내야 한다?” → X
대부분은 자연 건조되며, 면봉으로 건드리면 오히려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귀지 냄새는 귀지를 오래 두어서 난다?” → X
냄새는 귀지 문제가 아니라 외이도염이나 습진인 경우가 더 흔합니다.

● “귀지 제거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 X
건강한 귀는 스스로 청소합니다. 과한 청소는 오히려 질병을 만들기 쉽습니다.

■ 결론 — 귀지는 ‘지우는 대상’이 아니라 ‘지켜야 할 방어막’

건강한 귀는 귀지가 스스로 배출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면봉이나 귀이개로 파낼수록 귀지는 더 깊이 밀려 들어가 귀 건강을 해칩니다.

귀지 제거는 증상이 있을 때만, 그리고 의료진이 전문 장비로 시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평소에는 손대지 않는 것이 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