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귀지를 ‘더러운 찌꺼기’로 오해해 면봉으로 습관적으로 청소합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귀지는 단순한 노폐물이 아니라 귀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능성 분비물이며, 잘못된 귀지 제거는 오히려 염증과 귀 막힘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최신 의학 자료를 바탕으로 귀지를 왜 함부로 제거하면 안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귀지는 외이도(귀 구멍 안쪽) 피부의 땀샘·피지샘이 섞여 만들어지는 물질로 다음과 같은 보호 기능을 갖습니다.
● 항균 및 항곰팡이 효과
귀지는 pH가 산성이라 세균·곰팡이 증식을 억제합니다.
● 이물질 침입 차단
먼지·물·벌레가 고막 쪽으로 들어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막습니다.
● 피부 보습 및 상처 예방
외이도 피부는 매우 얇아 쉽게 상처가 나는데,
귀지가 이 피부를 코팅해 마찰과 건조로부터 보호합니다.
● 자동 배출 시스템
귀지는 외이도 피부의 미세한 ‘상피 이동(epithelial migration)’을 따라
턱을 움직일 때 바깥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하며 자연 배출됩니다.
→ 즉, 대부분의 귀지는 건드리지 않아도 알아서 나오는 구조입니다.
일상적으로 면봉을 사용하는 습관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 귀지가 더 안쪽으로 밀려 들어가 뭉침(이구증) 유발
● 외이도 피부 미세 손상 → 염증·습진 발생
● 반복 자극으로 만성 가려움증 악화
● 고막 근처까지 닿으면 외상성 고막 천공 위험
실제로 미국 응급의학학회 자료에 따르면, 귀 손상 환자의 상당수가 면봉 사용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의료진이 가장 자주 보는 귀 질환 원인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는 귀지를 ‘과다 분비’라고 생각하지만, 귀지량은 개인의 체질(건성/습성)·유전·피부 환경에 따라 다릅니다.
건성 귀지는 쌀겨처럼 보일 수 있고, 습성 귀지는 진득하게 보입니다. 이는 모두 정상이며 형태만으로 문제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다음 증상이 있다면 귀지가 자연 배출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 한쪽 귀가 막힌 느낌, 먹먹함
● 청력 저하
● 반복적 가려움
● 귀 냄새·분비물
● 면봉 사용 후 더 막힌 느낌
● 물놀이·샤워 후 갑자기 한쪽이 안 들리는 느낌
이런 경우에는 집에서 면봉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병원에서 현미경·흡입기·전기세척기 등으로 안전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 “샤워 후 물이 들어가면 귀지를 꼭 긁어내야 한다?” → X
대부분은 자연 건조되며, 면봉으로 건드리면 오히려 염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귀지 냄새는 귀지를 오래 두어서 난다?” → X
냄새는 귀지 문제가 아니라 외이도염이나 습진인 경우가 더 흔합니다.
● “귀지 제거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 → X
건강한 귀는 스스로 청소합니다. 과한 청소는 오히려 질병을 만들기 쉽습니다.
건강한 귀는 귀지가 스스로 배출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면봉이나 귀이개로 파낼수록 귀지는 더 깊이 밀려 들어가 귀 건강을 해칩니다.
귀지 제거는 증상이 있을 때만, 그리고 의료진이 전문 장비로 시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평소에는 손대지 않는 것이 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